sábado, 26 de abril de 2008

Escuela Complutense de Verano 2006

2006년 6월 마지막 날, 드디어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바야흐로 나의 '노마드'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시작이 좋지 않다. 한여름 스페인 메세따의 태양을 30년 동안 한국적(?)인 햇살에만 익숙해져 있던 내 피부가 이겨내질 못하고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가려움을 동반한 붉은 반점들! 마침 이곳에 연수 차 와 있던 동기와 후배와 도움으로 자리를 잡은 오스딸에서 미리 예약을 해놓은 UCM의 한 기숙사(Colegio mayor)로 짐을 옮긴 후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이곳의 의료체계를 몰라서 주변 사람들이 말해주는 대로 응급실을 찾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문진과 X-선 촬영과 혈액검사 등을 거친 후 담당의사가 내놓은 결론은 햇빛알레르기였다. 처방전을 써주며 약을 사먹고 가급적 태양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란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의 노마드 생활은 UCM에서 매년 개설하는 여름학교강좌로부터 출발하였다. UCM의 여름학교, 즉 ECV는 스페인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나라의 학생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4주 동안의 전문 강좌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 중에서 내가 들은 것은 "외국어로서의 스페인어 교육(Enseñanza del español como lengua extranjera)"이라는 스페인어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었다. 올해 이 강좌의 수강생은 약 50여 명. 그 중 절반이 스페인 학생들이고, 나머지는 다수의 중남미에서 온 학생들과 나를 비롯하여 미국, 독일, 체코 등 비스페인어 사용국가에서 온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아직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현재 외국인 학생들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사뭇 진지하고, 교수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였다. 나 역시 그런 학생들 사이에 끼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수업에 임하였다. 아직 이곳 생활이 나설어서일까 선뜻 다른 학생들에게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결국 4주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10여 명의 학생들과만 통성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참 좋은 기회였는데 그렇게 쉽지 그 기회를 놓쳐 버렸다는 게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다시 또 이런 기회가 올 수 있을지. 다음 번에는 이런 후회를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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